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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자리
배정환 2018-03-29 추천 2 댓글 0 조회 634

누군가를 대신하여 서 있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기에 불편하고 어색합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특히 성도 가정이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설교 시간에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성도들을 볼 때, 청년들이 하나 둘 세상 속으로 나가지만 신앙을 멀리할 때 내 자리를 의심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를 그 자리에 세운 자는 나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세웠으니 담대하라.”기도 중에 주시는 성령의 음성에 마음을 추스르고 무릎을 세우기를 여러 번했습니다. 분명한 부르심에 아멘하고 시작한 목회이지만 소명의식은 약해지고 환경은 거칠게 밀어냅니다. 그 무지막지함이 목사로서의 자존감을 밟고 사명자로서의 자부심을 꺾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위로가 잡초처럼 밟으면 더 일어나는 생명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스도의 사절이라는 말에는 그리스도를 ‘대신한다’라는 의미도 있고 그리스도를 ‘위하여’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두렵고 식은땀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그분을 위한다고 선 자리이지만 잘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에 늘 어렵습니다. 그분을 대신하는 자리에 선 자에게 두려움은 함께 가야할 친구입니다.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치 자신의 뜻이 곧 주님의 뜻인 것처럼 함부로 말하기 시작하면 정말 그 때가 두려운 때입니다. 
주님을 대신할 때 내게 없던 자부심, 담대함이 막 속에서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심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 입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내 눈을 통하여 보게 하십니다. 내 발과 손을 사용하셔서 상처 입은 자들을 찾아가고 만지십니다. 이 황홀함이란 그분을 대신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깊은 감격입니다. 내 자리가 소중해지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비단 이는 목회만이 아닙니다. 주를 위한 모든 자리가 그렇습니다. 주님을 대신할 때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생각입니다. 내 생각대로 할 수 없기에 그분의 생각을 기다리며 사모합니다. 때로는 생각이 닮아갑니다. 이때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감사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 나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항상 그럴 수 없고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쉽게 내 생각이 앞서고 내 고집과 아집이 트집을 잡습니다. ‘항상’은 신앙인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함, 어제와 오늘이 동일하신 분, 항상 그 자리에서 예비하심으로 기다리시는 주님. 그분을 닮아 ‘항상’이라는 말이 ‘어쩌다가’라는 말보다 자연스러운 날이 언제나 올까요? 화목이란, 의란 한결같은 관계 속에 누군가 있어주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떠난 화목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 떠나도 항상 기다려주는 자가 있을 때 화목은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자리, 주님의 자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잠시 자리를 비우셔서 그 자리를 경험하게 하시고 그 기다림을 느끼게 하십니다. 사랑으로 기다려 본 자만이 화목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눈물로 간절하게 빈자리에 찬바람을 맞으며 지킨 자만이 화목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말만 대신 전하는 자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자, 행동을 흉내 내는 자가 아니라 삶이 닮은 자 그가 바로 주님의 대사입니다. 대사는 그분을 간절히 생각나게 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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