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이야기

  • 마음노트 >
  • 목회이야기
건물로 들어 온 참새
배정환 2025-07-19 추천 0 댓글 0 조회 23

굵은 빗줄기가 앞이 보이지 않게 내리고 바람마저 거칠게 불던 어느 날, 열린 창문으로 빗물이 들어오기에 닫으려 손을 뻗는 순간 무엇인가 나무 사이에서 푸르륵 날아갔습니다. 너무 놀라 움찔하며 바라보니 작은 참새 한 마리였습니다. 창문 밖으로 날아가면 좋았으련만 참새도 놀랬는지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생각건대 그도 역시 무섭게 내리는 비를 피해 잠시 창가에 있던 나무에 몸을 기대어 쉬고 있는 것인데 인기척이 나니 너무 놀라 방향을 잃은 듯 했습니다. 반대편 창가까지 날아간 새는 이내 반대편에 있는 긴 베란다 창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람결에 빗물이 들어오지만 참새를 위해 베란다 쪽에 창문을 몇 개 열어두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베란다에 가보니 조용했습니다. 참새의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습니다. 사람이든 참새이든 교회는 주님의 안식처요 피난처가 아니겠습니까. 폭우 속에 젖은 날개를 말리며 잠시 가쁜 숨을 진정하고자 창문을 넘어 들어왔을텐데 그 잠시의 쉼마저 방해한 듯해서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눈으로 본 것이 아니기에 다음 날도 베란다와 교회 내부를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 나갔으리라 생각됩니다. 괜스레 의도하지 않게 그도 역시 쉼을 얻을 자격이 있는데 쫓아낸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새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것처럼 고민과 염려의 빗줄기가 사정없이 내리칠 때면 제대로 몸과 마음을 피하지 못하고 쉴 곳을 찾아 방황하는 모습이 너무나 닮았습니다. 시편 84:3에 참새가 등장합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시인의 노래처럼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주님의 몸인 교회가 집처럼 편안하고 자주 들르며 염려를 내려놓고 지친 삶의 날갯짓을 접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폐업과 성원 배정환 2025.07.26 0 9
다음글 감사 배정환 2025.07.05 0 28

139816 서울 노원구 상계로18길 28(상계동) TEL : 02-975-0091 지도보기

Copyright © 하늘정원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Today11
  • Total224,378
  • rss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