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의 사전적 의미는 ‘절망에 빠져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고 돌아보지 아니함’입니다. 한자적 의미는 다소 차이를 갖는데 ‘자신에게 사납게 굴고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입니다. 공히 자신을 존중히 여기고 소중히 여겨야 할 자가 다름아닌 자기 자신인데 역으로 스스로를 학대하고 돌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는 ‘나’라고 하는 존재가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밑바탕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와 그림의 ‘토기장이’이라는 찬양 중에 ‘너를 다 빚은 그날에 누구에게 널 맡길지 한참을 돌아 본 후에 너를 보낼 수 있었지’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나’를 지으신 후에 감사하게도 그를 나에게 맡기셨습니다. 나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것입니다.
한재욱의 ‘인문학을 하나님께’라는 책에서 이런 패러디가 나옵니다. 자포자기란? ’자기의 강점은 포기하고, 자기의 약점 때문에 기죽어 지내는 사람’이다. 각자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강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약점만 보고 기를 펴지 못하고 사는 것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주신 것에는 감사하지 않고 아직 없는 것에만 집중하여 원망하고 불평하며 광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을 향한 신뢰는 줄고 의심만 가득했습니다. 하나님만 믿고 바라볼 수 없으니 자기 살길은 자기가 찾아야 했습니다. 만나를 사재기하듯 모았고 서비스에 불만족을 강하게 표하는 소비자처럼 하나님께 똑바로 하라고 삿대질을 했습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25년 제 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무명의 창작진들이 만든 뮤지컬이라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적 문화에 충실한 것이 강점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에 집중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나에게 있는 강점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임을 기억하며 강점으로 약점을 채우는 지혜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하는 주일의 아침입니다.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