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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질러 가고야 마는
배정환 2025-10-18 추천 0 댓글 0 조회 38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꼭 앞질러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차들을 만나게 됩니다. 굳이 좁은 틈을 위험하게 비집고 들어오고야 마는 차를 보면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듭니다. 그 치열함과 열심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참 열심히 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안전거리 멀찍이 두고 운전하는 안정 지향적인 사람에게는 좁은 틈을 잽싸게 치고 들어오는 운전 실력은 감히 흉내내기 어려운 것입니다.

다른 이를 앞질러 가야 할 만큼의 다급한 일을 어찌 다 가늠할 수 있겠습니까? 중환자실에 위독한 상태로 누워있는 부모님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누군가 사고로 인해 위험한 순간에 놓여 정신없이 가봐야 하기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또는 신체적으로 다급한 일을 처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쫓아오는 이도 없는데 스스로 쫓기기에 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에서 쫓기는 삶을 살지 않습니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직장 후배에 쫓기고, 이자와 부채에 쫓기고, 점점 부실해지는 몸 상태에 쫓기고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 쫓깁니다. 그래서 어쩌면 남은 앞질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달아나고 싶은 마음에 앞질러 가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앞질러 가고야 마는 삶에는 같이 가는 동행이 없습니다. 등산할 때 혼자 마구 앞질러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쉼도 같이 하지 않고 무작정 앞지릅니다. 그런 경우 앞지르는 쾌감은 있을지 모르지만 같이 가는 기쁨은 없습니다. 홀로 돋보일 수는 있지만 나만 보이는 외로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임마누엘로 오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기위해 오셨습니다. 세상을 앞서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넘어진 자, 쓰러진 자, 걷지 못하는 자. 보지 못하는 자를 일으키고 눈을 뜨게 해서 함께 가기위해 오셨습니다. 죽은 자까지도 일으켜 깨우셨습니다.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생활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예수에게는 ‘함께’가 가장 중요한 테마였습니다. 앞질러 가면 보이는 건 나 밖에 없습니다. ‘같이’의 가치를 새롭게 하신 예수님처럼 함께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일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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