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임직을 앞둔 분들과 함께 '교회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그 중 하루는 박영돈 교수님의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을 읽고 느낀 점을 서로 나누었다.
책을 읽고 나눈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첫째,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제시되는 문제점들을 보며 오히려 고름이 터진 상처를 보는듯 괴로웠다
둘째, 건물의 크기와 교인수로 요약되는 성장제일주의가 목사들의 가치관이라는 것에 실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성도도 다르지 않다는 점에 부끄러웠다....
셋째, 시원스럽게 제시된 문제점들과 달리 해결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저자는 4장의 제목을 '목사가 문제이자 해답이다' 라고 정했다. 그리고 설교에 관하여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목사에게 맡겨진 설교권이 잘못 사용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반론의 기회조차 차단되고, 일방적인 선포라는 설교의 특성에 숨어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주장하며 횡포를 부리는 것이 교회의 가장 큰 문제임을 지면의 양으로 외치는 듯했다.
임직에 임하는 분들에게 이런 부탁을 드렸다 일방적으로 목사편도, 그 반대편에도 서지말고 오직 하나님편에만 서시라
목사의 설교가 변질되고 있는지 듣고 분별할 수있는 영성을 가지시라
저자가 인용한 오스왈드 챔버스의 문구는 이 책의 핵심처럼 느껴졌다.
'선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신을 잊히게 하는 일이다'
이 말을 나의 표현으로 바꿔보면 이렇다
'목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예수 앞에서 얼씬 거리지말고 속히 사라지는 것이다'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