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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적지
배정환 2018-01-12 추천 1 댓글 0 조회 535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을 안내 받을 때 경유지를 검색에 포함시키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경유지를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의정부IC'라고 입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약간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하는 민자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좀 더 빠르게 집으로 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집 주소나 근처 마트를 입력하면 대부분 동부간선도로나 강변북로 등을 이용하라고 안내합니다. 그날도 역시 중고등부 연합수련회를 다녀오는 길에 의정부IC를 입력하고 왔습니다. 민자고속도로를 진입했고 톨게이트에서 이용료도 잘 냈습니다. 예상대로 경유지로 잘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최종 목적지가 집이 아니다 보니 출구 안내가 없어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평소 아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밤늦은 시간이라 생소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운전자의 익숙함이 밤의 어둠으로 가려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율법은 신앙의 경유지입니다. 결코 목적지가 될 수 없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하나님을 향하여 거쳐야 할 경유지입니다. 경유지는 목적지를 가기 위한 중간 거점입니다. 한국교회가 기복신앙에 빠졌다고 스스로 탄식하는 것은 목적지가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향해 나가던 신앙의 걸음이 복과 성공이라는 경유지에서 떠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경유지에서 휘발유를 넣었으면 출발해야 하는데 여기가 좋으니 떠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변화산에서 베드로는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며 초막이라도 지을 태세였습니다. 신앙의 목적지가 어디인가를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왜 애굽을 떠나왔는지를 잊어버리면 작은 어려움 앞에서도 불평하게 되고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목적을 잃은 삶에 불평은 언제가 가득합니다. 
종교와 복음의 차이는 하나님이 경유지인가 목적지인가에 따라 판가름됩니다. 종교는 하나님이 경유지입니다. 그래서 출발이 같아 보이고, 가는 길이 어느 정도 같아 보이기에 종교와 복음의 차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경유지 이후입니다. 경유지에서 만족하면 떠날 수 없습니다. 부와 명예는 낮은 수준의 영광입니다. 영원한 영광을 바라보지 못하고 없어질 영광에 도취되어 매이는 것은 종교입니다. 세상 영광중에 영원한 영광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면 다 잊혀지고 맙니다. 교회를 새롭게 시작한 이후로 한 순간도 목회성공의 부담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성공해서 강사로 뛰어보고 싶었고 이름도 날려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교회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고 싶었습니다. 개척교회라는 이유로 동정을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찾아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교회로 세우고 싶었습니다. 그럴수록 주님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교인 수에 민감해졌고, 예민해졌습니다. 자리가 꽉 차는 날에는 신이 나고, 자리가 여기저기 비면 침울해지고 짜증나는 일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친구처럼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종교인인가? 복음을 전하는 목사인가?’사라질 이 땅의 영광을 좇는 자에게는 자유가 없습니다. 모든 것에 매이고 모든 것의 종이 되고 맙니다. 주의 영이 주시는 자유가 간절했습니다. 그때 깨닫게 된 것이 저의 눈을 가리고 있는 수건이었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 눈앞에 놓인 성공 등등이 앞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복음은 긴 목적지를 바라보며 묵묵하게 걸어가는 순례의 길입니다. 아름다운 경유지에서 더 목적지를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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