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라는 말은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소식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이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평소 교회 앞 골목에서 만나도 본둥만둥하던 분이 계셨습니다. 인사를 해도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 알 수도 없는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는 분이었습니다. 그날도 처음에는 그러했습니다. 골목에서 마주한 그분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별 기대없이 지나치려는데 “아픈데는 없으시죠, 건강하셔야 해요”라는 말을 다정하게 건네시는 것이 아닌가. 그분의 안부가 나도 모르게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말이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분에게 들어서인지, 아니면 내게도 그런 걱정해주는 말이 필요했는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의 밑바닥에 뭉클하는 것이 올라왔습니다.
사도 바울은 두로를 떠나 항해를 다 마치고 돌레마이에 이르렀을 때 가장 먼저 한 것이 ‘형제들에게 안부를 묻는 일’이었습니다(행 21:7).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아침에 빈 무덤을 보고 놀란 여인들에게 “평안하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안부를 묻는 주님의 음성에 여인들은 무서움과 큰 기쁨이 엇갈리는 중에도 주님을 경배할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안부 하나가 그리운 거친 삶입니다. 몇 마디의 안부가 척박한 삶에 지친 삶에 위로를 줄 수 있음을 새삼 경험하는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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