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단지는 좀 더 사정이 나을 수 있지만 오래된 주택가에서 주차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해서 수용범위를 훨씬 넘었습니다. 좁은 골목에 큰 차가 골목을 막고 있으면 그것을 피하여 다니느라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비틀어 지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짐짝 취급을 받는 느낌마저 들어서 여간 불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어려움을 알기에 주차를 할 때는 지나가는 행인들을 고려해서 주차를 하려고 나름 애를 썼습니다. 한번은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교회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벽과 좀 떨어져서 골목길 쪽으로 주차를 했습니다. 보행자나 이륜차가 지나기엔 전혀 지장이 없는 정도였습니다. 차와 벽 사이를 굳이 지나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분이 교회 주위에 있다 보니 차라리 좀 더 간격을 띄워서 주차를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차와 벽 사이에 간격을 좁혀서 주차를 해도 굳이 비집고 지나가고야 마는 그분을 보고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어느 날 골목길에 사다리차가 들어왔었나 봅니다. 차량 앞유리에 적어놓은 역락처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해서 알지 못했습니다. 간신히 사다리차가 지나가느라 조마조마했던 모양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대뜸 주차를 이렇게 이기적으로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노 썩인 목소리로 건네는 말을 듣는데 처음에는 무슨 말씀인가 했습니다. 골목에 거주하는 분이라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벽에 가까이 옮겨 주차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다면 진작에 연락을 하지 그러셨냐고 하려다가 참았습니다. 몇 년 전에 비스듬히 주차된 차를 피하려다가 벽에 차를 심하게 긁힌 적이 있었기에 그분의 마음을 알 듯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연락해서 차를 옮기는 불편함을 끼치느니 잘 빠져나가 보자 했는데 막상 벽을 긁고 나니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차를 이따위밖에 주차를 못하나’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기도였습니다. 하나님께 연락하십시오. 기도를 드리세요. 나 혼자 해보려다가 일을 망치면 그때 하나님을 탓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그것보다는 기도하여 하나님을 귀찮게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자를 사랑하십니다. 자꾸 구하고 아뢰고 찾으십시오. 그래야 원망이 사라지고 감사가 찾아옵니다. 힘든 세상 혼자 다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복음이 있지 않습니까. 오늘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기쁨으로 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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