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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과 성원
배정환 2025-07-26 추천 0 댓글 0 조회 11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한 상가에 이런 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를 읽으면서 ‘이 문장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원(聲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하는 일이 잘되도록 격려하거나 도와줌’입니다. 그렇다면 성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성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성원이 있었기에 힘이 되었지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여 더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이 땅의 교회를 생각해봅니다.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행 20:28)인데 하나님이 성원을 아까워할 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문을 닫는 곳이 생기고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독생자 예수까지 아끼지 아니하신 하나님이 하늘의 문을 열어 넘치도록 부어주시며 성원하신다면 다윗처럼 부족함이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아심이 듭니다. 결국 목회자의 자질과 능력의 부족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까요? 아니면 성도들의 식은 열정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요?
 

오래 전에 교회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교회가 어떤 곳인가 잘 알것이라 생각되는 가까운 지인에게 속마음을 터놓고 기도를 부탁드렸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기도 하지 않아서 그래...죽을 각오로 기도해.” 그분의 말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니라서 딱히 반박은 못했지만 속에서 올라오는 실망과 서운한 마음은 누를 수 없었습니다. ‘힘들지...나도 기도할게, 힘내’ 이 정도의 말만 해주기를 바란 것인데 아픈 부위를 더 후벼파는 듯했습니다. 과연 그분의 말대로 매일 몇 시간씩 드리는 기도가 있었지만 밤을 새며 기도하지 않았기에 닥치는 어려움인지 모르는 일입니다. 영어 단어 faithfulness(충실)은 ‘faith’(믿음)에 –ful(~가득한)을 붙이고 상태을 뜻하는 명사화 접미어인 ‘ness’를 붙인 것입니다. 곧 충실함이란 믿음으로 가득한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신실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성원은 하나님의 일이고 충실함은 우리의 일입니다. 교회의 닫고 여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지만 교회가 있는 동안 충실함은 우리의 몫입니다. 하나님이 닫으시면 열 사람이 없지만(계 3:7) 교회를 시작하신 주님이 교회를 성원하심을 믿기에 오늘도 주어진 일에 충실할 힘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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