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믿음이 자라는 땅(지층)에 있는 예배실과 자모실에 있는 제습기의 물통을 비우러 내려갔습니다.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나 폭우처럼 쏟아지는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날에는 제습기의 물통도 금방금방 차오릅니다. 피아노 옆에 있는 제습기에서 물통을 빼내려고 고개를 숙이는데 스피커가 피아노를 기대듯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스피커를 들어 스탠드에서 빼낸 후 살펴보니 지탱하던 스피커 홀더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나사에서 이탈한 것입니다. 스피커 밑에는 컵을 뒤집어 놓은 듯한 홀더가 있는데 그것이 20kg에 가까운 스피커의 무게를 지속해서 견디지 못하고 빠진 것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피커를 움직일 때마다 안에서 홀더가 굴러다니는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나사는 그대로 있는데 홀더만 빠져버렸습니다. 홀더가 얼만큼 깨졌는지, 균열이 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균형을 잡아주던 홀더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빠지니 스피커는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고 만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스피커 앞에 있던 피아노가 마침 그것을 막아주어 스피커는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신앙 안에서도 말씀과 삶의 균형을 잡아주고 스피커 스탠드 위에 서게 하듯 세상에 있지만 늘 주님 앞에 세우는 홀더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스피커와 스탠드만 보입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가 되고 바라는 것들의 실상(히 11:1)이 믿음이지만 믿음은 증거들을 통해, 실상이나 실물을 통해 크로스 체크(cross check)됩니다. 스피커가 스탠드 위에 당당히 서있는 것을 보면 컵홀더가 잘 버티고 지탱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믿음도 그러합니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나님 안에서 우리를 지탱하게 해주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견고히 하나님과 함께 서게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지금은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할 때입니다. 그냥 되는 일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도 믿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냥 흘려보내거나 은혜인 줄도 모르고 지나치고 맙니다. 드러나는 강한 행동보다 보이지 않지만 견고하고 확고한 믿음이 우리를 하나님의 거룩함 속에 머물게 함을 기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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