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철학자인 디오게네스(Diogenes)는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 하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거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표현한 말입니다. 사람은 아무리 가까워도 자신만의 시간을 요하는 존재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늘 다니셨지만 때때로 그들과 떨어져 혼자만의 기도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함께 기도할 수도 있지만 예수님처럼 홀로 하나님과 독대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서신에서 “부부간에 서로 멀리하지 마십시오. 단 기도에 전념하기 위해 얼마 동안 떨어져 있기로 합의한 경우는 예외”임을 인정했습니다(고전 7:5).
가족 간에 지나친 집착이나 간섭은 때때로 부담이 되거나 불쾌함을 주기도 합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가까운 가족에게 무례한 경우를 많이 있는 것은 과도한 밀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의와 예절을 갖추고 대하는 타인처럼 때로는 가족을 존중의 마음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생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는 관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불에서 너무 멀어지면 추위가 찾아오는 것처럼 냉담하고 소원해지지 않도록 따듯한 관심 속에 친밀함과 사랑의 온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구름이 균형을 잃지 않고 떠다니는 것’처럼(욥 37:16) 관계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유지하면서 세상을 산다는 것은 때로 곡예비행 같은 위험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성령 안에서 영적 균형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성령은 관계의 전문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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