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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향한 기도
배정환 2025-11-08 추천 0 댓글 0 조회 16

어느 날 저녁, 흔히 학원가로 불리는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다가와 제 옆에 섰습니다. 문득 뒤를 돌아본 아이는 밝은 달에 얼굴에 화색이 돌며 기뻐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달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살며시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달님 시험을 잘 보게 해주세요. 이번에 성적이 조금이라도 올라가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아이의 엄마가 이것도 기도하라며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문제의 답을 몰라서 찍더라도 다 맞게 해주세요” 그래야 성적이 올라가지 않겠다며 아이에게 농담반 진담 반으로 섞어가며 거들었습니다.

기도하는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없는 학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속상하고 자존심 상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적당한 부담은 동기가 되지만 지쳐 마음과 몸을 상할 정도라면 짐이 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하신 주님.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이 인생에서 예수를 만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그런데도 너도나도 주님을 가까이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마음의 여유없이 쫓기는 삶을 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달은 그저 달일 뿐인데 거기에 존칭을 붙이고 간절히 기도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그 간절함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께 그 간절함을 올려드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달을 지으신 주님은 오늘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창조적으로 응답하시는 분이심을 아이도 언젠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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