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상황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수시로 상황은 바뀌지만 상황 자체가 없던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상황 안에 존재하는 자들입니다. 우리의 처지가 이러하기에 익숙해진 상황, 잘 적응된 상황은 언제나 안정감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벼락같이 찾아온 새로운 상황이나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몰려올 때면 숨이 막힐 정도록 불한해 하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그만큼 상황이나 여건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임하시면 먼저 하시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놓여진 상황을 바꾸시기 보다 그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꾸십니다. 상황이나 문제 그리고 여건은 그대로이고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성령 안에서 바뀌었기에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나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성령은 문제해결 그 자체보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아가기를 더 원하십니다. 성령의 핵심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마음과 하나님의 성품이 우리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령의 권능이 나타나고 초자연적 역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성령의 일하심의 핵심은 아닙니다. 성령은 결코 우리처럼 상황 앞에서 무력하지 않습니다. 다만 성령의 초점이 상황이 아니라 상황과 마주한 주님의 자녀와 그들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적이나 신비적 현상이 주(main)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마음을 붙잡아주시는 성령과 함께라면 능히 헤쳐나올 수 있지만 아무리 훌륭한 상황이라도 성령과 함께 하지 않으면 넘어짐이 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