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고 싶었는데...
배정환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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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졸업식장에서 상을 받아보지 못했다. 언제나 씁슬하게 박수만 쳤다. 그것이 싫었다. 상을 받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단 예외는 있었다. 6학년때 좋아하던 여자 아이가 상을 받을 때...
내가 받는 것보다는 못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제 초등학교 졸업을 하루 앞두고 상장 하나를 가져왔다.
웬 상장? 초등학교 동문회장상이었던데 장학금이 함께 주어졌다.
이런것이라면 내일 졸업식장에서 줄것이지...그래야 자랑도 되는데...
속으로 불쾌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오늘 졸업식장에 다녀왔다.
6반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교장 선생님이 한명씩 상장을 주셨다.
일기를 꼼꼼하게 쓰면 일기상
체육을 열심히 하면 체육상
상의 이름도 다양했다.
아들은 독서상...
뒤통수를 한대 맞은듯 얼얼하다.
모두를 칭찬하는, 모두가 박수를 받는 자리였다.
소수만 무대에 서고 다수가 박수치는 졸업식장
그것은 내 머리 속에 굳어진 틀이었다.
아들 자랑은 못하게 되었지만 기분은 좋다.
모두가 소중한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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