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버스 하나가 다가왔다. 그런데 끝번호가 달랐다. 내리는 사람이 있는지 정류장을 지나치지 않고 버스가 섰다.
앞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소리
"1만원권을 내시면 잔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하차하세요. 버스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운전기사의 말에 머뭇거리던 한 남자가 이내 당황하다가 만원 1장을 현금통에 불쑥 넣어버리곤 빈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이 장면에 더 당황한 버스 기사는 물론 승객들이 그를 쳐다보았다. ...
그 버스의 종점이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가도 잔돈이 남았을 터인데... 괜시리 객기를 부린다. 옷차림을 보아서는 그리 넉넉한 형편의 사람이 아니었다.
남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생각보다 남은 나에게 그리 관심이 많지 않다. 내가 과민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내가 죽고 예수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오해해서 남들의 시선에 이리저리 끌
려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하면 나를 뭐라하지 않을까? 예수 믿는 사람이 왜 저렇게 살지라고 할까봐 자유없이 산다. 예수님은 자유를 주셨는데 그들은 구속(redemption이 아닌 restriction)된 삶을 산다.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 남의 시선 때문에 버스에 갇힌 승객처럼 남의 시선에 갇힌 성도와 목사 그리고 교회를 본다.
다음에 다시 이용하겠다고 당당히 말하고 감사를 표하면 되는데 그것을 못하고 어물쩍 돈을 내민 그 사람이 지나간 후 한참 멍하고 서 있었다.
'딱 나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어디인지, 바람부는 밤에 흐느적거리는 꽃을 보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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