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되니 이 보다 경제적인 것이 없다. 바로 교회로 직행하려다가 예약한 책을 찾아가기로 하고 서점에 들렸다. 내리막길에 평지를 지나는 길은 두 다리보다 두 바퀴에 훨씬 빠르고 유리했다. 이런저런 책을 고르고 예약된 교재도 담으니 제법 무게가 나갔다. 봉지 하나에 담을 수 없어 둘로 나누어 담았다. 계산을 마치고 서점을 낑낑거리며 나섰다. 양손에 나누어 든 짐의 무게가 팔을 뽑을 듯 달려들었다.
짐칸이 없어 자전거 핸들 양쪽에 책이 한아름 담긴 봉지를 걸었다. 무게 중심이 앞쪽에 쏠리니 타고 갈 수가 없었다. 핸들이 마구잡이로 움직여 도저히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페달을 힘껏 밟으면 10분이면 될 거리를 뒤뚱뛰뚱 핸들을 붙잡고 40분을 걸었다. 손도 어깨도 저릴만큼 고생했다. 삶의 무게가 인생이라는 자건거 앞쪽에 쏠리면 제대로 달리 수 없음을 생각했다. 짐이 아무리 무거워도 핸들에 올릴 수는 없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부르신 주님의 목소리가 새롭게 들렸다. '짐에 이끌림 받는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오늘 나는 짐을 나른 것이 아니라 짐이 나를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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