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일이 있어 다녀와야 했는데 혼자서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기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예매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일정을 다 소화하고 가까운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예매표에 기재된 역보다 목적지에 더 가까운 역이 마침 있어 그곳에 가서 열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열차번호를 확인하니 여유롭게 역에 도착해서 차 한잔 마실 수 있었습니다. 역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내린 커피였지만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커피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기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께서 보자기에 싼 상자를 열더니 떡을 권하였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권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 것은 저였습니다. 맛깔나는 떡을 먹고 나면 나머지 떡도 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부터 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나누는 것을 본 후에야 안심이 되었습니다.
열차 출발 시간이 가까워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열차가 연착되어 다소 늦게 들어왔습니다. 2호차 23번 좌석을 찾아 앉았는데 근처 19번 좌석에서 서로 자신의 자리라며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서로 차표를 꺼내 대조하니 둘 다 2호차 19번이었습니다. 서로 의아해하며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지나던 승무원이 두 열차표를 보니 하나는 오늘 날짜이고 다른 하나는 어제 날짜였습니다. 한 사람이 날짜를 착각해서 어제를 오늘로 착각하고 탄 것이었습니다. 결국 지난 기차표를 가지고 타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입석표를 발급해 주었습니다. 앉아서 갈 수 있는 표를 구했지만 지난 날짜였기에 서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도서 3:1에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것도 때가 있는 것이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때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때를 정하시고 때를 따라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의 시간표에 우리의 시간표를 맞추는 삶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가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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