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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었던 사명의 발견- '탕자의 귀향'을 읽고
배정환 2013-09-02 추천 1 댓글 0 조회 368


헨리 나우웬(Henri J.M. Nouwen) / 포이에마

이 책의 부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멀고도 가까운 길'입니다.
여기서 '집'은 단순한 건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있고 아들이 있는 가정입니다. 
가정 혹은 가족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생소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정 속에서도 여전히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현실을 생각하면 적절한 표현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렘브란트의 작품 '탕자의 귀향'을 보고 묵상한 글입니다. 
단순한 그림 평이 아니라 아마도 렘브란트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깊은 이해가 그의 묵상 중에 있습니다. 한 편의 그림으로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뿐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는 '잃음과 되찾음'의 비유 시리즈 중에 나오는 '아들들과 아버지'에 관한 비유도 있습니다. 그동안 이 짧은 비유를 본문으로 얼마나 많은 설교가 있었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편향되고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틀안에서 반복되는 설교들이 많았습니다. 나름 의미가 있었지만 이 책처럼 건강하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먼저 집을 떠나 먼 나라로 간 둘째 아들. 우리가 흔히 '나의 이야기'라고 자부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저자를 따라 그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순간, 그 감탄은 이내 감격이 되었습니다. 주님이 사랑이 저의 혈관 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서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버지가 맡기신 것을 죄다 팔아치웠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주님처럼 변화시켜서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아버지가 물려주신 모든 것을 다 처분했습니다" - p.107

저자는 이제 성경 본문과 달리 처음부터 같이 있는 큰 아들에 주목합니다.
사실 작은 아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큰 아들입니다.

"모든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자의식이 강해집니다. 계산적이 됩니다. 걸핏하면 넘겨짚습니다. 신뢰가 깃들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미미한 움직임에도 곧 맞대응합니다. 별것 아닌 말도 낱낱이 분석합니다. 사소한 몸짓에도 평가가 따릅니다. 그 모든 것이 어둠의 병리현상입니다." -p.151

나의 마음이 이러함을 저자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큰 아들이 나였구나'라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받습니다. 늘 괜찮은 척하면서도 원망과 분노를 품고 있는 아들, 돌아온 작은 아들 앞에서 이제 큰 아들은 집에 있어도 이미 집을 나간 자신을 드러냅니다. 행동으로 옮긴 동생이 얼마나 부러웠을까요. 그 비교 속에서 용기없이 눌러있던 큰 아들...그가 바로 나였던 것입니다.

늘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큰 아들, 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언제나 아버지와 하나였던 아들 예수, 그분은 큰 아들의 모델입니다.

저자는 그의 시선을 아버지에게로 옮겨갑니다.

"이제는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 p.218

저자의 갑작스러운 결론에 그동안 미루었던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아들로 머물고 싶었던 마음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집에 돌아온 자식들을 환영하고 잔치를 여는 아버지가 되라는 것입니다.
'영적인 아버지'의 삶을 살아내자면 집에 머무는 철저한 훈련이 필요함을 지적하면서도 저자는 끝내 아버지가 되라고 합니다.

영혼을 향한 절절한 슬픔, 무조건적 용서 그리고 자신을 내어주는 너그러움
이 3가지를 훈련하는 아버지...
저자는 렘브란트의 그림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같이 이런 아버지가 되자고 권합니다.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와야 할 '아버지가 되라'는 그의 권면은 감동 속에서 마음에 큰 울림이 됩니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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