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본문] 사도행전2:30-36 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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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그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
31. 미리 본 고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되 그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않고 그의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더니
32.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
33.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가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
34.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으나 친히 말하여 이르되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35.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하였으니
36.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영화 ‘사일런스’는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 -1996)가 쓴 ‘침묵’을 원작으로 만든 것입니다. 엔도 슈사쿠는 나중에 자기가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 것에 조금 후회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하나님의 침묵과 인간의 무기력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의도는 오히려 침묵 속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시는가를 보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침묵 속에서도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말보다 더 분명하고 선명한 하나님의 침묵을 소설은 담고 있는 것입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괴로워 할 때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을 뜨겁고 무겁게 전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당하는 고통보다 더한 아들의 고통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아픔을 친히 체휼하셨습니다.
영화 속에서 하나님의 침묵은 ‘용서와 기다림’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우편에 오르신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약속하신 성령을 받아 우리에게 부어주셨습니다. 성령은 세상에서 어느 누구도 구할 수 없는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죄악과 배반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심판이 아닌 구원을 선물하신 것입니다. 침묵 속에서 부어주신 성령님은 십자가에 죽게 하신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때로는 침묵이 수많은 말보다 더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로드리고 신부의 배교와 저자가 베드로를 모티브로 했다는 기치지로의 행태는 인간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품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나게 합니다. 순교자기념관을 청년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 솔직히 그들이 당한 고문과 고통을 배교 없이 감내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온 몸에 힘이 빠지며 두려웠습니다. 피하고 싶었습니다. 실로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의 약함을 품으셨기에 당하신 고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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