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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수 없는 은혜
배정환 2017-12-22 추천 1 댓글 0 조회 329

이제 고인이 된 샤이니 종현의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샤이니 종현은 제가 사무국장으로 섬기고 있는 남수단선교연합(AIMS)의 정기후원자였습니다. 오랜 내전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 배우고 싶지만 배울 곳이 없어 애태우는 아이들 그리고 절망이 몸에 밴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고 주고파 지속적인 후원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것은 본인의 이름으로 후원하던 아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소망으로 이글거리는 그들의 눈빛을 보았다면 그 역시 힘을 얻었을 것을... 밀려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가 정작 친구 없이 외로운 길을 선택하였다는 것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의 삶은 은혜로 시작해서 은혜로 마치는 삶이었습니다. 보시기에 좋았던 천지창조, 그 속에 인간을 두셨습니다. 은혜가 아니면 시작하지 않으셨습니다. 창조 끝에 안식일을 두셔서 복을 주셨고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은혜가 아니면 끝맺음하지 않으셨습니다. 수많은 아프리카 남수단 아이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었던 종현, 환하게 웃음 짓는 영정사진처럼 그 또한 더 많은 날들을 웃음지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아프리카 최빈국 중의 하나인 남수단, 그 땅에 사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귀한 삶을 살았습니다. 삶에 지쳐 쓰러진 자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생의 마지막이 언제라고 못박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받은 사랑 겸손하게 나눠주는 일을 감당할 뿐입니다.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마다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너무나 많은 이들을 울렸습니다. 살아있을 때 수많은 이들을 환호성 지르게 했던 그는 이제 수많은 사람들을 슬픔 속에 가두었습니다. 누구나 다 감당할 수 없는 삶의 영역은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육체적 고통으로, 어떤 이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지독한 외로움으로 찾아와 도저히 혼자 감당할 수 없도록 짓누릅니다. 가위눌리듯이 손가락 하나 까닥거리지 못하고, 신음 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눌리는 삶의 영역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돕는 관계로 지음 받았습니다. 노래만큼 이 일에 탁월한 것은 없습니다. 샤이니의 종현은 세계에 다니며 노래로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용기를 주었습니다. 지친 자들을 일어서게 하며 함께 뛰게 했습니다. 비록 그의 열정은 여기에서 끝났지만 이미 교회를 통해서 이런 사역을 지속하고 계신 하나님께서는 결코 중단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일상을 바라보면 그렇고 그런 식상한 날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상이 모여 인생을 만들고 역사를 만듭니다. 은혜로 주신 일상과 그 식상함을 사랑하십시오. 그 일상은 사랑과 구원의 통로가 될 것이며 그 식상함은 편안한 누림이 될 것입니다. 맡겨진 본분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극히 평범합니다. 특별함이란 언제나 일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에 있습니다. 익숙한 일상에 감사하십시오. 달인(達人)은 익숙함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식상함에 도전하는 자입니다. 새로운 아침이 잠든 자를 깨웁니다. 펼쳐진 은혜가 마음을 펴고 생각을 펴서 구겨진 삶을 활짝 펼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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