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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심 중에 주시는 기쁨
배정환 2018-03-15 추천 2 댓글 0 조회 569

주위를 보면 살기위해 도망치고 살기위해 몸부림칩니다. 여유는 사치이고 게으름은 수치입니다. 넘어질 여유도 시간도 없습니다. 외발자전거 위에 올라탄 인생처럼 멈추는 것을 잊고 몸을 비틀고 이리저리 방향을 틉니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은 열정이 아닙니다. 낙망과 실망이 실패로 낙인되고 쉼이 포기로 인식되는 한 인생은 외롭고 고독합니다. 쉼이 필요한 시점을 지나면 쉼은 더 이상 쉼이 되지 못하고 쓰러짐이 됩니다. 아이들 말처럼 ‘시체놀이’입니다. 죽을 각오로 달리는 것은 마라톤 선수로 충분합니다. 모두가 마라톤 선수가 아니며 모두가 죽을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려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왜 달려야 하는지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달리고 있다는 것만으로 함께 달리는 것은 미련함의 극치입니다. 

개인적으로 97년에 운전을 시작해서 금년이 20년째입니다. 그동안 불법주차과태료는 몇 번 내보았지만 과속이나 차선위반 혹은 신호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는 내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과속도 없었고 흔한 신호위반도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속경찰관에게 이른바 ‘딱지’를 떼여 본적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얄궂게도 운전 20주년 기념으로 첫 딱지를 지난달에 떼였습니다. 그것도 집 근처 삼거리에서 말입니다. 열심히 달렸지만 중앙선을 넘기도 전에 신호가 바뀌는 억울함(?)도 있었지만 군말 없이 다소곳이 면허증을 내밀고 딱지를 떼였습니다. 하나님의 경고라는 음성이 마음을 노크했습니다. 긍휼로 주신 하나님의 직분은 하나님과 동행하며 동역하라고 주신 것인데 자신의 열심에 도취되고, 자신의 비전에 미쳐 하나님을 앞지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시쳇말로 ‘칼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심’이라는 이름으로 성령님을 칼치기로 막고 방해하고 가로질렀습니다. 운전은 과격해졌고 너무나 늦게 가는 하나님을 뒤에서 경적을 울리고 쌍라이트를 켜며 위협했습니다. 직분이 흉기가 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경고는 낙심이 아니라 낙심 중에 주시는 기쁨이었습니다. 낙망과 낙심은 하나님 앞에서 힘과 능력이 됩니다. 낙심(落心)도 계속되면 낙심(樂心)이 됩니다. 긍휼 가운데 직분을 주신 하나님께서는 추락한 마음을 건져 즐거움의 자리로 옮겨주시기 때문입니다. 낙심만 허락하시는 것이 아니라 낙심 속에서도 기쁜 마음(樂心)을 주시는 것을 잊으신 적이 없으십니다. 믿음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그분께서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움직입니다. 적어도 움직이려 몸부림칩니다. 믿음이 없기 때문에 자리를 차지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혼잡한 것이 아니라 말씀 앞에 우리의 마음이 혼잡합니다. 부끄러운 일들을 숨기고 수많은 죄악들을 마음속에 밀어 넣으니 빛이 들어갈 틈이 없고 어둠만 가득합니다. 믿음은 부끄러움을 드러냅니다. 불신은 숨깁니다. 죄는 하나님을 불신하고 말씀을 확신하지 않는 것이기에 스스로 혼잡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은 부드러움이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수치는 수지(收支)맞는 일이 됩니다.  

마음속에 어둠은 모든 것을 어둡게 만듭니다. 지혜도 지식도 어둡게 만들어 버립니다. 마음속 어둠은 영적 분별력을 무디게 만듭니다. 직분자는 무엇보다 마음속 어둠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어둠 속에 빛이 비쳐라”라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빛을 비추십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몸만 선탠(suntan)할 것이 아니라 의의 태양이신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선탠을 하려합니다. 그리스도의 형상이 가슴에 더욱 선명하게 새겨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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