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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내려놓은 가방
배정환 2024-02-10 추천 1 댓글 0 조회 131

지하철을 탈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앉을 수 있는 좌석입니다. 한번은 빈 좌석이 있어 가는데 반대편 쪽에서도 같은 자리를 보며 오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서로 멋쩍게 웃는 중에 자리를 양보해주더니 한쪽 모퉁이로 갔습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 먼지도 많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바닥에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툭 던지듯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더니 그 위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열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던함과 수더분함에 놀랐습니다. 얼마를 갔을까요? 마침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그 학생은 빈자리에 옮겨 앉더니 이제는 가방을 덥석 안고 그 위로 핸드폰을 올려놓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전에 바닥에 놓고 앉았던 가방을 말입니다. 그 더러움이 그대로 옷에 옮겨질 것이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가방을 어깨에 메고 지하철을 내렸습니다.

어떤 물건이냐에 따라 놓을 위치가 달라지고 놓지 말아야 할 곳이 생기게 됩니다. 성경에서 언약궤는 소달구지에 올려서 옮기는 것은 금지되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허용한 자들이 어깨에 메어 옮겨야만 했습니다. 언약궤는 인간의 가성비로 계산할 수 없는 거룩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용도에 따라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물건도 있습니다. “등불을 됫박 안에 두지 않고 등잔대 위에 놓는다. 그래야 등불이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빛을 비추게 될 것이다.”(마 15:5). 등불처럼 용도에 따라 놓아야 할 곳은 따로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몸은 함부로 할 수 없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몸을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받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만큼 우리의 몸은 세상과 죄악에 함부로 내려놓아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당장의 편리함과 가벼움 때문에 가방을 아무 곳이나 내려놓는 것이 수더분해서 좋아 보여도 그 더럽혀짐은 피할 수는 없듯이 우리의 신앙도 그렇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이 무겁고 귀찮다고 아무 곳이나 내던지며 다닌다면 그 가치 또한 쉽게 잊혀지지 않을까요. 다시금 십자가를 부여잡고 주님의 길을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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