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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
배정환 2024-02-24 추천 1 댓글 0 조회 109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후원하고 집까지 배달하는 섬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탄 2,000장을 후원하고 지역 교회들이 함께 모여 배달도 하였습니다. 연탄을 보지 못한 어린 세대들도 함께 참가했는데 그들은 그것이 너무나 신기한 듯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커다란 봉지에 담긴 연분홍색의 연탄재를 바라보면서 검은 연탄이 나중에 타고나면 오히려 밝은색으로 바뀌는 것에 놀라워했습니다. 같은 서울의 하늘이건만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다음 세대들에게는 모든 것이 볼거리였습니다.

 

한 달에 30~40만원을 가지고 힘겹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연탄 삼백 장을 한 번에 구입해서 쟁여둔다는 것은 버거운 일입니다. 추운 겨울이 아니어도 찬 바람만 살랑거려도 손발이 차서 괴로워하는 분들에게 연탄이야말로 삶의 위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드린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을 가볍게 하는 일입니다. 날씨가 포근해서 그런지 연탄이 쉬이 깨졌습니다. 작년에는 너무나 추워서 연탄지게에서 떨어져도 또르르 굴러갈 뿐 깨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쉬이 깨지고 흐물흐물해진 부분도 보였습니다. 추운 날씨가 연탄을 강하게 만든 것처럼 인생의 혹독한 겨울이 사람을 단단하게 만드는가 봅니다. 세상에서 굴러 넘어져도, 잠시 떨어져 낙오되어도 깨지지 않고 거뜬하게 있는 연탄처럼 우리도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단단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는 연탄 배달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마에 땀이 맺힐 때 연탄재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검은 연탄이 불을 통해 뽀얀 분홍빛의 연탄으로 바뀌는 것처럼 검고 시꺼먼 우리의 속이 성령의 불로 인해 하얗고 뽀얀 마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것은 연탄 한 장이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연탄지게를 지고 걷는 시간은 육체적으로는 운동이 되고 감성적으로는 연탄과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봄기운 가득 머금은 바람이 등을 살며시 밀어주니 지게도 가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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