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주변 노상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핫도그와 다양한 튀김류를 팔고 있었습니다. 젊은 여성이 아침을 부족하게 먹었는지 가던 길을 멈추고 포장마차 위에 진열된 맛깔나게 튀겨진 음식들을 응시하였습니다.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튀겨지는 음식 앞에서 계속 머뭇거렸습니다. 먹고 싶은 마음 반, 지금 다이어트 중이니 먹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 반이 서로 다투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계속 망설이던 그녀에게 포장마차 사장은 ‘여기 와서 앉아요’라며 자리를 권했습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가던 길을 멈추고 머뭇거리고 있었음을 깨달았는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가던 길을 서둘러 갔습니다.
살면서 머뭇거렸던 시간들이 얼마나 될까요? 몇 번이나 머뭇거리며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마음으로 방황했을까요? 정확히 헤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간들을 머뭇거림으로 낭비하고 허비하지 않았을까요. 엘리야는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왕상 18:21). 믿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여호와와 바알 사이에서 머뭇거렸던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여전히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머뭇거리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티가 덜 나고 많이 나고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모세에게도 머뭇거렸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는 머뭇거리며 겨우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제발 보낼 만한 사람을 보내시기 바랍니다.”(출 4:13, 새번역성경).
머뭇거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당장 결정할 수 없을 때, 어찌할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할 때 머뭇거림은 오히려 신중함이 되고 좋은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머뭇거림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말이나 행동을 딱 잘라서 하지 못하고 자꾸 망설이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불확실과 자신감 부족도 있지만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괴리도 그 이유입니다. 머뭇거림과 망설임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정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간절한 기도 중에 온전히 아버지의 뜻에 맡긴 예수님은 그 좋은 예입니다. 매일 망설임이 찾아올 때 그때가 기도의 때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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