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직장신우회 예배를 참석하기 위해 부지런히 길을 가는 중에 연세 높으신 분이 힘없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몸에 이상이 생겨 신호를 보내는가 싶어 급히 다가가서 말을 건넸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어도 좀처럼 택시가 서지를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도로 경계석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빠르게 지나는 택시 기사분들이 그분의 느릿한 손짓을 보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분 옆에 서서 동작을 크게 손을 흔들었더니 이내 택시 한 대가 달려와 섰습니다. 택시 문을 열고 어르신이 타도록 손을 잡아드렸습니다.
때때로 하나님의 손짓이 분명하지 않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말씀이 가라하면 가고 서라하면 서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도 하나님의 뜻이 애매모호해서 분별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야구에서 선수와 코치가 주고받는 사인의 실패는 자칫 승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사인의 중요성은 더 커집니다.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애매한 사인은 자칫 혼란과 무질서의 전문가인 사탄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사인이 너무 크면 노출되기 쉽고 너무 작으면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사인의 정교함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은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빌라도는 군중들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바라바를 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채찍으로 때리게 한 후, 십자가에 매달도록 내어 주었습니다. 이 순간까지도 사탄은 완벽한 승리라 여기며 십자가 뒤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작전 사인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사탄이 하나님의 사인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철저하게 가려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마 13:13)이라는 말씀처럼 사탄이 그러했습니다. 애매하게만 보이던 하나님의 손짓이 분명하게 보일 때까지 시작할 때까지 믿음의 성장을 멈추지 말아야겠습니다. 기도를 중단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손짓은 승리로 이끄는 사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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