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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미안한 하루
배정환 2015-04-08 추천 0 댓글 0 조회 284

밤새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내.
한쪽 발이 어느 날부터 조금만 움직여도 깜짝 놀랄만큼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하루 이틀 지나면 나아지겠지
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을 무척이나 아끼던 아내가 한번에 10만원씩이나 하는 뼈맞춤집을 찾은 것은 어제 아침이었다....
웬만하면 참았을텐데 아침부터 주섬주섬을 옷을 챙겨입는다.
따라갈까 생각도했는데 아내가 혼자갈 수 있다며 눌러 앉혔다.
아내가 찾아간 곳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를 극복하고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감각으로 틀어진 뼈를 제자리에 옮겨 놓는 곳으로 선교사님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이다.
후회는 아내가 밖으로 나가고 얼마 후에 찾아왔다.
같이 갈 것을 그랬나...
같이가도 특별히 해줄것도 없는데 없는데...
남편으로서 갖는 무력감이 다시 나를 자리에 앉혔다.
아이들이 모두 등교하고 아내까지 나간 집에 덩그러니 남은 나는 주섬주섬 책과 다이어리를 챙겨 동네 도서관을 거쳐 교회로 향했다.

 

그날 저녁
소그룹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다녀온 아내는 당뇨로 고생한다며 집사님의 모친께서 보내주신 돼지감자를 썰고 닦고 믹서기에 갈고 있었다.
오 이런 미련한 아내 같으니...
다리가 불편해서 진료까지 받고 왔는데 내내 서서 돼지감자를 다듬고 있다니.
이부자리에서 나란히 누운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 미안해서. 너무 고마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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