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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속에 찾아오신 하나님
배정환 2015-04-08 추천 0 댓글 0 조회 326

지난 월요일.
지방에 일에 있어 다녀왔다.
졸린 눈을 깨우기 위해 라디오를 틀었다. 듣는 둥 마는 둥 앞만 보고 달렸다. 무엇이 그리 웃긴지 진행을 맡은 분들이 자기들끼리 웃느라 방송은 뒷전이었다. 그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그뿐 아니라 서울을 벗어나 아래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방송의 음질도 떨어졌다. 어쩌면 잘되었다 싶어 채널을 돌렸다.
지지직... 잡음도 들리고 이웃한 방송국의 방송소리도 간간이 들려왔다....
새로운 채널을 찾아 이리저리 돌리는 중에 선명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들렸다. 그 지역방송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진행자들의 소리가 들렸다. 방송국은 달라도 자기들끼리 잡담하며 웃는 것은 같았다.
시끄러운 소리에 라디오를 끄고 갔다.
은근히 찾아오는 무료함에 다시 라디오를 켰다.
여전히 시끄러운 잡담들...
그래도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처음에 시끄럽게만 들리던 진행자들의 잡담은 이제 친구처럼 나를 끌어 안았다. 그들 속으로 초대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맞다. 잡담같은 주저리주저리에도 귀를 기울이시는 하나님은 우리 속에 그렇게 찾아오셨다. 예수님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든지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올수록 특정한 이름은 사용하지 않으셨다.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조연이 되기도 한다.
함께 이야기할 상대를 잃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슬픔이리라.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던 상대를 잃는 것은 더욱 상상하기 어려운 아픔과 고통이리라.
세월이 가면 더 견고해질 이야기들이 세월호에 의해 중단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만들 수 없는 이야기에 울고 있다. 여기에서 중단되어서도, 중단할수도 없는 이야기를 대신해서 눈물만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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